2013년 9월 3일 화요일

무한도전? 도전은 덤!


무한도전을 말하면서 도전이라는 단어는 그 핵심에 둔다. 무모한 도전을 했고, 무모할 것이라 예상한 도전을 했고, 무리한 도전도 했다. 그 도전을 리얼로, 아니 리얼이라는 형식으로 카메라에 담음으로써 현재의 예능을 만들었다. 이후, 예능은 각종 도전을 기획하고 리얼하게 보이려고 노력해왔다. 그런 많은 도전과 리얼은 결국 한계를 드러내었고, 한계를 넘기위해 무리수, 억지를 양산했다.

차이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큰 차이는 '무한도전에서 도전과 리얼은 메인이 아니다'이다.

먼저, 도전! 도전이 빠진 무한도전은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도전에 가려진 단어가 더 중요하다. 목표, 희망, 꿈, 바램.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꿈이 있다. 이룰 수 있는 꿈도 있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무한도전은 이러한 꿈에 대한 여러가지 면들을 모두 보여준다. 제일 먼저 꿈을 이야기하며,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이들이 꿈을 대하는 방식일 것이다.

'야, 그건 꿈이야!'

그렇지만, 우리는 그 꿈을 머리속에서 지우지 않는다. 묻어둘 뿐. 무한도전에서는 이것을 '한번 해보지,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꿈에 대한 맛보기랄까? 많은 이들이 이러한 맛보기 시도조차 못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없으면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꿈에 대한 첫시도는 언제나 즐겁다. 극소수의 예외가 있을 순 있겠지만. 꿈과 관련된 가장 즐거운 부분은 이것이 아닐까? 첫시도, 첫도전. 못해도되고, 실패해도 된다. 그냥 맛보기니까. 그래서 있는 그대로 즐기기만 하면된다. 초기의 무모한 도전은 아마도 여기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생각된다.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말도안되는, 상상만으로도 코웃음칠 것들을 실체화시켜서 해보았다. 무모한도전 시절에는 수많은 도전실패도 전혀 침울하지 않았다.  '그냥, 한번 해보지'로 도전하는 것이기에, 실패든, 성공이든, 해보면 됐다.

그런 무한도전이 어느순간 정말 꿈같은 도전을 시작했다. 기억으로는 모델이 시작이었던가... 역사시험 준비하듯 다 꽤고있는 수준이 아니니 이해해주기 바란다. 기존의 것이 재미삼아 해볼까하는 꿈이었다면, 이때부터 정말 해보고싶은 꿈이 이야기된다. '저거 왜해?' 수준의 꿈이 변해버렸다.

'나도 해보고 싶다.'

이러한 도전은 방송이라는 성격상 실패시 타격을 받는다. 실제로 자신의 꿈에 도전하다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좌절을 직접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싫어한다. 실패와 좌절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실패에서 재도전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많이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성공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된다.

우리도 재미같은 상상이 아닌 삶과 관련된 꿈에 도전할 때면, '한번 해보지'로 멈출 수 없다. 최소한 '하는데까지 해보자'는 맘으로 노력해야 한다. 꿈에 대한 도전이기에 힘들 수 밖에 없다. 힘들지 않았다면, 꿈꾸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냥 하면 될 것을 왜 꿈으로만 두겠는가. 이루기 위해 해야만 하는 노력과 힘듦을 무한도전은 가능한 그대로 보여준다. 그대로의 수준은 갈수록 더 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노력을 보면서 사람들은 두가지를 느낀다. 하나는 감동, 또 하나는 안도. 감동이야 많이들 느끼는 것일테고, 안도는 그동안 알아챈 이도 있을 것이다.

'안하길 잘했어!'

아이러니한 감정과 생각들이지만, 우리는 이 둘을 동시에 갖는다. 노력에 감동하고, 성공시에 부러워하지만, 자신이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우리는 꿈에 대한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무한도전에서 도전은 이런 우리네들의 꿈에 대한 다양한 생각, 감정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것을 잘 요리해내는 것은 당연히 김태호 PD이다. 요리사가 아무리 뛰어나도 재료가 나쁘면 아무것도 못한다. 현존 최고의 재료 유재석(과 아이들?^^)이 있다.

여타 다른 프로그램들이 무한도전과 비슷하다 마는 이유는 이런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소 몇가지로 만든, 생각없는 카피는 그 철학과 디테일에서 부족을 느낄 수 밖에 없다.

......
생각이 정리가 좀 되어야는데...
조금 두서없는 글이지만, 나중을 위해 초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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