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껴 쓰기를 통해 나는 치버가 어떤 문장이든 극한까지 몰고 간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치버의 작품을 그저 읽기만 했을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다. 베껴 쓰기는 문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 준다.
- 에든 캐닌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골라서 베껴 써 보라. 연필로 써도 좋고, 컴퓨터를 켜고 옮겨 써도 좋다. 당신의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대부분 정신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작가의 언어를 당신의 손으로 다시 한번 써 보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육체적 경험이 될 것이다. 플래너리 오코너나 레이몬드 챈들러가 그들의 대작을 완성할 때 마지막으로 느꼈던 감정의 편린들을 당신도 느끼게 해 주는 그런 경험 말이다.
- 제이슨 르클락
소설가 지망생들은 저마다 ‘존경하는 소설가’ 한두 명쯤은 있습니다. 그 작가의 작품 목록을 줄줄이 꿸뿐더러, 여러 번 읽어 보았고, 심지어는 필사 작업을 해 보기도 합니다.
시인 지망생이라면 딜런 토머스나 자크 프레베르 혹은 황동규의 시수십 편쯤은 줄줄이 외워야지요. 래퍼 지망생이라면 투팍 샤커나 에미넴 혹은 리쌍의 노래들을 서너 시간쯤 쉬지 않고 읊어댈 수 있어야 하고요. 당연한 일 아닙니까? 저만 해도 대학 시절 조세희나 황석영의 여러 단편들을 베껴 써 보았습니다. 그들이 쓴 전 작품들이 언제나 책상 앞에 줄줄이 늘어서 있었지요.
- 심산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한 자 한 자 노트에 옮겨 적어 볼 때, 그 소설들의 느낌은 달랐다. 필사를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것이다. 나는 이 길로 가리라. 베껴 쓰기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
- 신경숙
시의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어쩌다 눈에 번쩍 띄는 시를 한 편 만났을 때, 짝사랑하고 싶은 시인이 생겼을 때, 당신은 꼭 베껴 쓰는 일을 주저하지 마라. 그러면 시집이라는 알 속에 갇혀 있던 시가 날개를 달고 당신의 가슴 한 쪽으로 날아올 것이다.
- 안도현
즐겨 읽는 책에서 두 쪽을 필사해 보라. 먼저 펜으로 옮겨 쓴 다음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해 보라.
베껴 쓰기는 천천히 한다. 구두점 하나까지 원본 그대로 베껴야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데 있다. 글쓰기를 음악으로 생각한다면 그리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교향곡을 직접 작곡하는 게 아니라 대가의 작품을 음표 하나하나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다. 이런 기계적 학습은 세포에 기억을 심으려고 암호를 각인하는 것과 같다.
한 번 베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다면 계속해 보는 것도 좋다. 여러 작가와 여러 장르의 글들을 원하는 만큼 베껴 보라. 사람들은 ‘나도 J. K. 롤링처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롤링처럼 쓰기 전에 롤링의 글을 베껴라. 마법처럼 당신 앞에 문이 열릴 것이다.
- 스티븐 골드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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