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1일 토요일

Jonathan Ive의 그림은 Steve Jobs와 다르다

iOS7이 나오고, 수많은 좋은 점, 나쁜 점이 쏟아지고 있다. 기능적인 부분, 디자인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등 여러 방면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밑그림 이야기다. iOS6 까지의 밑그림은 Steve Jobs의 것이다. iOS6에도 Jonathan Ive의 영향이 있겠지만, 기본 밑그림은 전적으로 Steve Jobs의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iOS7은 Jonathan Ive가 밑그림을 그려냈다. 기존의 Steve Jobs의 밑그림을 변형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Steve Jobs에게 배운 이가 새로 그려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Steve Jobs는 실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App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래서, 각각의 App을 따로따로 디자인 했고, 실물에서 고급이라고 여겨지는 가죽느낌 등도 그대로 살리려고 했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App을 만지면서도 실물을 만지는 듯한 아나로그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으며, 쉽게 사용법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디자인의 단점은 전체적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기능, UI, UX, Design 등 모든 면에서 실물을 넘어서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실물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 가져오는 것이 목표이다보니 한계점이 분명했다. 가상의 물체이기에 실물을 완전히 제현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가상이기에, 가상 그 자체가 실제이기에 실물에서는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다. iOS 초기에는 실물의 복제만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복제의 한계엔 도달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것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그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보이는 부분인 Design, UI, UX 에서는 넘어서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Steve Jobs의 철학이었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었을 것이다.

Steve Jobs도 iOS7에서 기존의 밑그림을 바꾸고자 했을 수 있다. 그랬다면, 사람들은 무엇이라 했을까? 혁신? Jobs 답지 않다? Jobs도 한물갔다? 다행인지 Jobs는 Jobs의 방식이 최고인 타이밍에 떠났다. 누군가의 말처럼 '박수칠 때 떠났다.' 어쩔 수 없던 점이 마음아프지만...

Jonathan Ive는 iOS7의 밑그림을 그리며, 이제 실물 복제 디자인을 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그보다는 SF 영화같은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려 하는 듯 하다. 때문에 좀 과하게 디지털스럽고, 화려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유치하다, 장난감같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람이 바뀌었으니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한계치에 다다른  Jobs 스타일로는 변화도, 발전도 어렵지 않았을까. 어차피 바꿔야 할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일찍하는게 낫다.

처음 iOS7을 접하고 낯선 느낌는 색이다. 실물에서 이런 화려함은 아이들 물건에 쓰이기에 바로 욕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 SF를 다룬 영화 등을 생각하면, 그 느낌은 달라진다. 안드로이드 덕분에 더 별로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듯 하다. 괜히 닮아가는 듯 하다고... 하지만, 방향이 좋다면 같이 가도 되지 않을까?

다음으로 동적인 움직임 묘사가 많아졌다. 표현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동적느낌과 빠른속도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익숙해 지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좀 덜 움직여도 되는데... 이부분은 분명 좀 더 발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영화속의 움직임들이 멋져보이긴 해도 일상이 디버리면 멋짐에 대한 느낌은 사라진다. 반면에,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서 좀더 나은 해결책이 나오길...

Jonathan Ive의 iOS 밑그림은 말그대로 SF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용하는 모든 App들이 나열되어 있고, 그 중에 선택한 화면이 확대되서, 메인으로 자리한다. 이때, Jobs는 실물을 하나 손에 잡듯이 App 하나를 꺼내서 여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Ive는 실물이 아닌 SF 영화다. 선택한 App을 확대해서 메인위치로 옮긴다. 선택하지 않은 App들도 그대로 모두 돌아가고 있다. 보이는 화면의 크기, 위치만 변경된다. App 아이콘을 선택하면 주변의 아이콘들도 커지면서 주변으로 날아가는 것이 그런 느낌을 살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화처럼 모든 App화면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은 Hardware적인 한계가 아닐까 싶다. 만약, LCD 크기가 변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진짜 영화같이 되지 않을까?

멀티태스킹 선택하는 것도 보면 앱화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배치만을 생각하면 2x2나 3x3 정도로 스크롤이 더 편할수도 있는데, 조금은 의외이다. 하지만, 모든 앱을 펼쳐놓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 역시 이해가 된다. 화면의 크기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을 수도... 바라는 그림을 모두 실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그에 맞는 변형이 필요하다. App 전환만을 고려한다면, 기존의 방식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간단하다. 하지만, Ive의 그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제 모든 App이 확실히 iOS 앱이라는 느낌이 들게 될 것 같다. iOS7의 기본 앱들을 쭉~ 나열해본 그림을 보면, 기존의 앱들과 달리 우리는 iOS!라고 외치는 듯, 통일감이 확실하다. 수많은 App 개발사들이 얼마나 이 디자인 스타일을 쫓아오느냐도 변수가 되겠지만, 대부분 쫓아오지 않을까한다. 현재 대형 개발사들은 iOS7과 동시에 변신을 했다. Apple 연계가 깊은 회사니 당연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하나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이러한 iOS 스타일의 App 디자인을 안드로이드에서 유지할까? 만약 유지한다면, 안드로이드는 앱들과의 통일성에서는 깨질 수 밖에 없고, 1st OS 자리는 계속 iOS가 가지게 될 것이다. 자칫, App들에 맞춰 안드로이드가 변화되면 iOS의 복제품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테고... Ive의 이 App 통일성은 거의 신의 한수급이 아닐까 싶다.

Ive의 iOS 그림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한다. Jobs의 iOS가 약 10년을 발전해 왔다. Ive의 iOS 역시 그 정도 기간의 발전을 통해 완전체가 되어가지 않을까?

이번 iPhone5s 에 쓰인다는 M7의 동작인식이 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야 말로 혁신의 시발점이라고. 영화같은 삶을 이끄는 주인공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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